210221 무지개라 쓰고 십자가라 읽는다(창9.8-17, 벧전3:20-21)
1. 전에 해안가를 운전하며 가다가 산 모퉁이를 돌아 서니까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한쪽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 이유를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건너편에 무지개가 떴기 때문이었습니다. 모든 사람이 무지개를 가리키며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했습니다. 어린 아이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무지개를 싫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오늘은 무지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2. 창세기를 보니까 하나님은 하나님이 지으신 세상 사람들이 악한 것을 보시고 홍수로 세상을 심판하셨습니다. 하나님은 홍수로 세상을 심판하실 때 모든 사람을 다 멸하지는 않으셨습니다. 홍수가 있기 전에 하나님은 노아 가족을 택하시고 그들에게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하나님은 노아 가족에게 큰 배를 만들게 하셨습니다. 홍수가 있는 동안에도 그 큰 배안에서 무려 1년이 넘도록 하나님은 노아의 가족을 보호해 주셨습니다. 홍수가 끝났을 때 하나님은 비로서 노아 가족을 안전하게 방주 밖으로 나오게 해 주셨습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도 놀란다”고 홍수 이후에 노아 가족은 가랑비만 봐도 놀랐을 것입니다. 아니 구름과 바람만 봐도 놀랐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노아 가족을 위로하시고 노아 가족에게 언약을 세우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 본문 이야기입니다.
3. 본문에 언약이란 단어가 7번 쓰였습니다. 어떤 본문에 어떤 특정한 단어가 여러 번 반복해서 사용됐다는 것은 그 단어가 중요하다는 것과 그 단어가 본문의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주제라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오늘 본문은 겉으로 보면 무지개 이야기이지만 사실은 언약 이야기입니다. 성경에는 여러 가지 언약이 나옵니다. 그러나 크게 보면 성경의 언약은 두 가지 입니다. 하나는 사람과 사람이 맺은 언약이구요 다른 하나는 하나님과 사람이 맺은 언약입니다. 오늘 본문이 소개하고 있는 무지개 언약은 바로 하나님과 사람이 맺은 언약입니다. 그러나 무지개 언약은 하나님과 사람이 대등한 입장에서 맺은 언약이 아니라 하나님이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시고 사람을 살리시기 위해서 일방적으로 세우신 언약입니다.
4. 언약이란 단어는 히브리 원어로“베리트”입니다. 그 뜻은 언약 또는 계약입니다. 계약이란 단어는 필리핀에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익숙한 단어입니다. 집을 임대하고 계약서를 씁니다. 계약서에는 작은 글씨로 꽤 많은 내용이 담겨 있는 것 같지만 크게 네 가지입니다. 1) 첫째, 계약을 맺는 두 당사자의 이름이 있습니다. 2) 둘째, 계약 내용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집의 임대료를 월 5만 페소 한다”와 같은 것입니다. 3) 셋째는 계약 기간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1년 계약이냐 아니면 10년 계약이냐와 같은 것입니다. 4) 넷째는 계약을 맺는 두 당사자 간에 사인이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창세기 9장 8절부터 17절이 소개하고 있는 일명 무지개 언약도 똑같은 패턴(pattern)을 가지고 있습니다.
1) 첫째, 오늘 본문의 언약의 두 당사자가 있습니다. 두 당사자는 하나님과 사람입니다. 구체적으로 하나님은 노아의 가족과 언약을 맺으셨습니다. 9절입니다.
“9 내가 내 언약을 너희와 너희 후손과 (세우리니)”
하나님은 무지개 언약을 일차적으로 노아 가족과 세우셨지만 현장에 없는 노아의 후손을 포함시키셨습니다. 여기서 노아 후손에 주목하셔야 합니다. 노아의 후손은 누구인가. 노아의 후손은 셈과 야벳과 함을 통해서 장차 퍼져 나갈 모든 사람입니다. 온 인류 입니다. 결국 오늘 본문의 언약은 하나님이 노아의 가족과 세우셨지만 결국 노아 이후의 모든 인류와 심지어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저와 여러분 모두에게 세운 언약입니다.
그런데 언약의 대상은 사람에게만 국한 된 것이 아닙니다. 모든 생물까지도 포함됩니다. 10절입니다.
“10 너희와 함께 한 모든 생물 곧 너희와 함께 한 새와 가축과 땅의 모든 생물에게 세우리니 방주에서 나온 모든 것 곧 땅의 모든 짐승에게니라 ”
2) 둘째로, 하나님이 세우신 언약의 내용이 무엇인가. 그것은 하나님은 더 이상 홍수를 도구로 땅 위의 모든 생물을 심판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11절입니다.
“11 내가 너희와 언약을 세우리니 다시는 모든 생물을 홍수로 멸하지 아니할 것이라 땅을 멸할 홍수가 다시 있지 아니하리라”
3) 셋째로 하나님이 세우신 언약의 유효기간은 언제 까지인가. 그것은“대대로 영원히”입니다. 12절입니다.
“12 하나님이 이르시되 내가 나와 너희와 및 너희와 함께 하는 모든 생물 사이에 대대로 영원히 세우는 언약의 증거는 이것이니라 ”
그러므로 하나님이 세우신 무지개 언약은 영원합니다.
4) 넷째로 하나님은 언약을 지키시겠다는 증거로 우리에게 어떤 사인을 해 주셨습니까? 그것은 바로 무지개입니다. 13절입니다.
“13 내가 내 무지개를 구름 속에 두었나니 이것이 나와 세상 사이의 언약의 증거니라 ”
그러므로 구름 속에 무지개가 나타나면 하나님이 언약을 기억하시고 이제 다시 홍수를 도구로는 땅의 모든 생물을 심판하지 않겠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5. 여러분 이런 생각을 해 보아야 합니다. 노아 홍수 이전과 노아 홍수 이후에 사람들이 바뀌었을까요? 바꿔 말합니다. 노아 홍수 이전에는 하나님이 모든 사람을 땅에서 멸절하실 만큼 세상에 죄가 가득하고 사람이 악했었는데 노아 홍수 이후에는 세상이 거룩해지고 사람이 의로워졌을까요? 아뇨. 노아 홍수 이전에도 이후에도 세상은 여전히 죄가 가득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악했습니다. 창세기 11장을 보십시오. 사람들은 자기들이 하나님까지 높아지고 자기들의 이름을 내려고 바벨탑을 쌓았습니다. 세상은 여전히 죄가 가득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악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것입니다. 홍수 이후에는 하나님은 홍수를 도구로 더 이상 세상과 사람을 심판하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왜죠? 하나님이 사람에게 무지개로 언약을 세우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홍수 이후에 하나님이 사람을 더 이상 심판하지 않겠다고 하시는 것은 사람들이 결코 의롭거나 거룩해서가 아닙니다. 사람은 여전히 죄짓고 여전히 악해도 하나님이 심판하지 않으시는 것은 하나님의 자비하신 성품 때문입니다. 한번 언약한 것은 끝까지 지키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신 성품 때문입니다. 이것이 바로 은혜입니다.
은혜는 받을 자격이 있어서 주시는게 아닙니다. 받을 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하나님이 베풀어 주시는 것이 은혜입니다. 우리는 오늘도 무지개를 보게 되면 아름답다는 생각도 들겠지만 한 가지를 더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은 바로 자비하신 하나님 신실하신 하나님입니다.
6. 베드로는 베드로전서를 쓰면서 노아의 홍수와 예수님을 연결하는 것을 봅니다. 베드로는 노아의 홍수와 예수님을 연결하면서 두 가지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1) 첫째는 하나님의 오래 참고 기다리시는 성품입니다. 베드로전서 3:20입니다.
“ 20 그들은 전에 노아의 날 방주를 준비할 동안 하나님이 오래 참고 기다리실 때에 복종하지 아니하던 자들이라 방주에서 물로 말미암아 구원을 얻은 자가 몇 명뿐이니 겨우 여덟 명이라 ” 노아가 큰 배를 만들 때 이것은 기이한 일이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노아에게 물었을 것입니다.
“여보게 노아, 자네 지금 배를 만들고 있는데 이게 무슨 일인가”
노아는 묻는 사람들에게 말했을 것입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홍수로 심판하신다네 ”
사람들은 노아의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오히려 노아를 이상한 사람으로 여겼을 것입니다. 노아가 배를 만드는 기간은 결코 짧지가 않았습니다. 100년 이상 걸렸습니다. 노아가 방주를 만드는데 100년 이상 걸렸다는 것은 하나님이 사람들이 죄악에서 돌이킬 수 있도록 오래 참고 오랫동안 기회를 주셨다는 것을 뜻합니다. 하나님은 홍수 이전에도 오래 참고 기다리셨지만 홍수 이후에도 하나님은 오래 참고 기다리셨습니다.
2) 둘째는 노아의 홍수 사건이 예수님을 믿고 받는 세례와 같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21 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심으로 말미암아 이제 너희를 구원하는 표니 곧 세례라 이는 육체의 더러운 것을 제하여 버림이 아니요 하나님을 향한 선한 양심의 간구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세례를 받을 때 물로 세례를 받습니다. 어떤 사람은 물로 세례를 받을 때 그 물이 내가 지은 모든 죄를 씻어주고 제거하여 준다고 생각합니다. 베드로 시대에도 그렇게 생각했던 사람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세례 받고 물뿌림을 받았다고 할지라도 내 몸의 죄악이 제거되고 순도 100% 의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세례를 받은 이후에도 세례를 받기 이전처럼 여전히 죄 가운데 있습니다. 그러나 세례받기 이전과 세례받은 이후에 차이가 있습니다. 그것은 세례받기 이전에 멸망을 받지만 세례받은 이후에는 구원을 받습니다. 그것은 마치 노아 홍수 때 배 밖에 있어 순종치 않았던 사람들처럼 멸망을 받고 배 안에 있어 순종했던 노아가족 8식구가 구원을 받은 것과 같습니다. 물론 홍수 이후에 살아남은 노아 가족 8식구도 여전히 죄 가운데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노아의 가족 8 식구는 한가지 변화가 있습니다. 그것은 그들의 선한 양심이 오래 참으시고 기다리시는 하나님을 향하여 응답하며 살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무지개를 볼 때 마다 여전히 죄 가운데 있는 내 모습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오래 참고 기다리시는 자비하신 하나님을 기억했다는 것입니다.
7. 그러므로 무지개는 은혜입니다. 여러분, 무지개를 볼 때 마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은 구약의 무지개 속에다가 예수님의 십자가를 숨겨 놓으셨습니다. 여러분, 예수님의 십자가를 볼 때 마다 하나님은 더 이상 심판하지 않으시고 구원하시는 하나님이심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요한복음 3:6-17절입니다.
“3:16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그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17 하나님이 그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려 하심이 아니요 그로 말미암아 세상이 구원을 받게 하려 하심이라”
하나님은 예수님의 십자가 안에서 저와 여러분을 심판이 아니라 구원하기로 작정하셨습니다. 요한복음 5:24입니다.
“24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 말을 듣고 또 나 보내신 이를 믿는 자는 영생을 얻었고 심판에 이르지 아니하나니 사망에서 생명으로 옮겼느니라 ”
할렐루야. 이제 더 이상 심판은 없습니다. 십자가 안에서 용서만 있을 뿐입니다.
8. 제가 시를 하나 읽어 드리면서 설교를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제가 중.고등학교 학생 때 이발소에 가면 종 종 거울 위에 시가 쓰여있는 액자가 걸려 있었습니다. 하나는 푸쉬킨(Alexander Pushkin 1799~1837)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는 시이고 다른 하나는 오늘 제가 말씀드리려고 하는 시인데 영국의 낭만파 시인 윌리엄 워즈워드(William Wordsworth 1770-1850)의 “무지개 바라보면”이란 시입니다. 원래의 제목은“내 가슴 뛰노라”입니다. 제가 읽어 드리겠습니다.
“무지개 바라보면 내 가슴 뛰노라 내가 어렸을 때도 그랬고 어른이 된 지금도 그렇다 늙어서도 그러하리라 아니면 죽을 지어다 (생략)”
저는 오늘 설교를 준비하면서 이 시를 이렇게 바꿔 읽었습니다.
“ 십자가 바라보면 내 가슴 뛰노라 내가 처음 믿을 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앞으로도 그러하리라 아니면 나는 죽을지어다(생략)”
그렇습니다. 십자가는 은혜입니다. 용서입니다. 하나님의 큰 자비가 나타났습니다. 그 안에서 생명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이런 은혜가 함께 하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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